저희는 안양 지역의 청년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서로다른 배경과 전공이었지만 긍정적인 추진력과 따뜻한 인간적인 에너지가 닮았다는 점에서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집도 멀지 않아 회의도, 활동도 자주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청년스튜디오 해랑’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해랑의 크루장 혜림은 스웨덴에서 지속가능과학을 전공하고, 2015년부터 섬을 중심으로 한 플로깅과 자원봉사를 꾸준히 이어온 기후활동가입니다. 기후변화와 사회·환경 문제를 인류 공존의 핵심 과제로 보고 이를 일상 속 실천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영은 동생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태 감수성을 배우고, 해랑의 제안을 깊이 이해하며 동참하고 있습니다. 채현은 원래 환경 분야에 관심이 깊었던 편은 아니지만, 해랑 활동을 통해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배움의 자세로 즐겁게 실천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해랑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실천”입니다. 해안정화 활동이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며 환경 실천이 결코 어렵지 않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모든 활동 과정에서 일회용품을 지양하고, 환경에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합니다.
이런 마음이 닿은 덕분에 함께 참여해주신 분들 또한 다과를 챙길 때 일회용품을 최소화하며 진정성 있는 실천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저희는 작은 규모의 팀이지만, 모두가 ‘일당백’의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영은 대표로서 해랑의 모든 행정과 운영, 콘텐츠의 디자인 완성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채현은 홍보팀장으로 영상 제작과 블로그 아카이빙을 통해 해랑의 발자취를 기록합니다.
혜림은 환경·예술 분야 프로젝트 기획을 맡으며 비영리 운영 경험을 살려 해랑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합니다.

해랑은 창립 1년이 채 안된 신생 조직이지만, ‘커뮤다(소통사업부)’와 ‘오이코스(지속가능성사업부)’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책모임 운영, 동화책 집필, 언어치료 연구, 생태시민예술 워크숍, 게릴라 가드닝, 하천 플로깅,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 교육, 지역 폐자원 기반 청년 네트워킹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지역 청년들이 함께 배우고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잘합니다. ‘고온이 해변’에서 데이터 기반의 해안 플로깅을 진행하면서 쓰레기의 유형과 발생 경향을 분석하고, 이를 캠페인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실험 중입니다. 캠핑장으로도 쓰이는 이 해변의 특성을 살려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바다유리 미술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작은 시도를 즐겁게 쌓아가며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고온이 해변을 처음 찾았을 때, 사실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일단 안양에서 가깝다는 점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몇 번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정이 생겼습니다. 처음 날은 회색빛 하늘 아래 다소 우울한 느낌의 바다였지만, 함께한 9명의 청년들과 플로깅을 하며 점점 애착있는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가 있었습니다. 낚시 관련 쓰레기, 유리조각, 작은 플라스틱들, 틈새에 낀 생활 쓰레기까지 다양했고, 일부 구역에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버린 듯한 쓰레기 더미도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며 ‘왜 바다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바다를 더럽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야말로 그 공간을 가장 아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환경 교육의 세대 차이, 무심한 습관, 사회 인식의 문제를 모두 느꼈고, “불쾌감 없이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캠페인”의 방식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쓰레기 수거를 넘어서, 플로깅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해 ‘쓰레기의 원인’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낚시객, 캠핑객, 가족 단위 방문자 등 유형별 쓰레기 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해변에서 발견한 쓰레기로 만드는 예술 작품’, ‘쓰레기 백일장’처럼 참여형 프로그램을 열어 즐겁게 문제를 마주하는 방식을 실험하려 합니다.

고온이 해변은 지역 주민의 재방문율이 높은 해변입니다. 저희는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주민들이 “내가 지키는 해변”으로 느껴지길 바랍니다. 담배꽁초, 낚시 쓰레기처럼 이용자 스스로가 줄이려 노력하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이곳은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해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긴 글을 다 읽어주셨다면, 아마 저희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해랑이 먼저 실천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응원은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여러분의 참여는 이 바다를 지키는 또 하나의 실천이 될 것입니다. 지금, 해랑과 모두의 바다를 함께 지켜주세요.